17년 만에 저축률 최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저축률이 17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소득보다 씀씀이가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국민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은 13일 올 1분기 저축률이 26%에 그쳐 1986년 1분기(25.5%)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1백원을 벌면 26원을 남기고 74원을 써버렸다는 얘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저축률은 26.8%였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저축률은 아직까지 일본.대만 등과 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소득이 금액으로는 늘었지만 물가가 올라 돈 가치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는 뜻이다. 실질 국민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0년 4분기(-0.6%) 이후 처음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3.7%)보다 낮아질 전망이라고 보고했다. 재경부는 내수가 하반기엔 점차 회복되겠지만 수출은 상반기처럼 많이 늘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물가는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향후 물가 상승률은 현 수준(3%대 초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한은이 발표한 하반기 물가 상승률 전망치(3.8%)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떨어진 것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데다 국제원유값이 싸진 덕분이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