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월북 저지 육·해군 공조 구멍… 레이더 정보도 교환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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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황만호 월북 사태'는 군경의 안이한 대응과 구멍난 공조체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은 15일 "육군.해군.해경의 통합작전 체제가 미흡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육군 해안경계부대 사단장.해군 1함대사령관 등을 문책키로 했다.

◆ 부실한 초기 대응=이날 거진항 북쪽 수역에는 해군 함정은 물론 해경정도 없었다. 육군의 사격훈련 때문에 모든 배를 철수시킨 상태였다. 따라서 어선이 갑자기 월북할 경우 막을 수단이 없었다. 군은 초기 판단부터 잘못했다. 오후 3시28분 황만호가 사각 해역으로 들어가 저진의 해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기지는 대진항으로 입항한 것으로 판단했다. 육군의 거진 레이더 기지도 황만호를 추적했지만 '관심 어선'으로만 간주했을 뿐 월북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 구멍 뚫린 육.해군 공조=황만호가 어로한계선을 통과한 시간은 오후 3시42분. 이때부터 육군 해안초소의 경고사격이 시작됐다. 하지만 육군은 8분이 지난 50분에야 해군에 고속정 출동을 요청했다. 고속정이 3시55분 거진항에서 출동했을 때 황만호는 이미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추격이 불가능했다. 합참은 오후 3시35분쯤 육군이 해경정으로부터 북상 선박이 '어선'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경은 군이 이날 확인요청을 해온 바 없다고 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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