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7935억 제안 금호산업 매각 가격 채권단 합의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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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제시할 매각 가격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 채권단 회의에서다. ‘매각 가치 극대화’를 주장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빠른 매각’을 원하는 다른 채권 금융회사 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7935억원(주당 4만5485원)을 최종 매각가격으로 제안했다. 의결권 기준으로 산업은행을 비롯해 가장 많은 채권단 동의(25%)를 받은 가격이라서다.

 그러나 시중은행을 비롯한 상당수 금융회사는 “빠른 매각을 위해서는 7000억원(주당 4만원) 안팎이 적절하다”며 산업은행 제안을 거부했다. 인수 가격으로 6503억원을 제시한 박 회장과 협상하려면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애초 1조213억원을 희망 가격으로 제시했던 미래에셋도 “8600억원(주당 5만원)까지 양보하겠다”며 산업은행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모펀드(PEF) 투자자 자금이기 때문에 헐값에 넘길 수 없다는 논리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다음주 채권단 회의를 열어 매각 가격 도출을 재시도하기로 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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