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한·일 FTA 체결 양국 기업인 적극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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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재계 인사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던 제37차 한.일경제인회의가 15일 폐막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내고 "올해 안에 한.일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도록 양국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FTA를 바탕으로 중국 등을 포함한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데 두 나라 경제인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 부품소재.문화.서비스 산업의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고교생의 교류를 늘리는 등 두 나라의 우호 증진을 위한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두 나라 경제인들은 인적 교류 확대 차원에서 단기 체류 비자를 면제하는 협정을 체결토록 양국 정부에 적극 권유키로 했다.

이들은 또 공동성명에서 "한.일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유해온 운명적 이웃"이라며 "지금의 정치.외교적 갈등에 대해 양국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냉정히 대처할 것을 요망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도요타 자동차 회장)은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재계는 양국 관계가 빨리 회복되길 바라고 있으나 (쉽지 않아)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양국 경제인은 이틀간 열린 회의에서 기업 간 협력 방안 외에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도 논의했다.

공노명(전 외무부 장관) 한림대 일본학연구소장은 15일 초청 강연에서 "일본은 과거의 침략전쟁에 대해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시정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 소장은 또 "일본은 '아시아에 손해와 고통을 준 과거를 반성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의 담화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일본 외신기자클럽 이사장(전 주한 일본대사)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본 고교가 늘어나는 등 일본에서 친한(親韓) 감정이 꾸준히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247개 교로 영어에 이어 둘째로 많다는 것이다. 그는 또 "2001년에도 역사교과서 문제가 있었으나 그해 말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풀렸다"면서 "한.일 관계는 좋아지고 나빠지는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라다 이사장은 "최근 한국을 다녀온 일본 사람들은 반일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권혁주.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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