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퍼스트클래스 없애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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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대형 항공기 A380을 제외한 모든 비행기에서 최상급 좌석 등급인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26일 이 회사에 따르면 김수천(59) 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급 면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절대 열세에 있는 퍼스트클래스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A380 기종에만 운영하고 나머지 3가지 클래스(이코노미·비즈니스·퍼스트클래스)를 운영하는 항공기에선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2가지 클래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 사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따른 6∼8월 석 달간 손해는 약 1500억원이며 중국과 일본 수요 회복 속도가 지연돼 9월 이후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판매 단가는 하락하는데 수입은 감소하고 총비용은 증가해 적자가 구조화되는 상황을 위기로 판단했다”며 “공급증대·노선확장·여행사 중심 판매라는 전통적 성장 정책에 한계가 있다며 영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손익구조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는 현재 전체 74대의 여객기 가운데 12대의 경우 좌석 등급이 따로 없는 '모노 클래스'로 운영 중이다. 추가 개조를 통해 모노클래스 여객기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대신 2017년부터 에어버스의 차세대 장거리 기종인 A350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수도권 기반의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가격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LCC에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넘겨 단거리 노선의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올 상반기에 매출(단독기준) 2조5552억원,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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