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측 군인 부상 유감"…78시간 남북 협상 타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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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뢰폭발 부상 유감"…78시간 남북 협상 타결

남북이 목함지뢰 도발(4일) 사건으로 시작된 군사적 긴장 국면을 해소하기로 25일 0시55분 전격 합의했다.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 고위급 접촉을 시작한 이래 3일 6시간 25분 만이다.

남측 대표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측 대표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25일 0시55분 6개 항을 담은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이란 이름의 합의문에서 남북은 빠른 시일 내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특히 북측은 남측이 요구해온 지뢰도발 사건 등에 관한 사과 및 재발 방지와 관련해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북한이 주어로 명시된 유감을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남측은 북측이 요구해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란 조건을 달아 모든 확성기 방송을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남북은 현안 외에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하고, 이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한 실무 접촉도 다음달 초에 갖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같은 합의에 대해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대목이 포함된 점을 들어 “북한으로부터 사실상 사과를 받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도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란 조건을 단 점을 들어 “그동안 우리가 요구해온 사항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 측은 조만간 열기로 한 ‘당국 회담’과 관련해 주체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북측과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은 만큼 추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앞서 24일 오전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난 주말부터 열린 이번 접촉에서 연 이틀 밤을 새워 논의했고, 현재 합의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측의 최종 결단을 통한 마무리가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합의에 앞서 북한의 결단을 요구하기 위해 마지노선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 등에 대한 사과를 받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거처럼 북한이 도발 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국방부는 24일 오전 “한·미 양국은 현재 한반도 위기 상황을 주시하면서 미군의 전략자산(첨단 군사장비)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의 전략폭격기인 B-52 등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들의 한반도 출격을 요청하고 있다고도 했다. B-52는 AGM-86 ALCM 등 공대지 핵 순항미사일과 24메가톤급 수소폭탄 4발을 탑재할 수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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