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스밀 로저스, 공식 연봉 70만 달러에 옵션 더하면 '상상초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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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에스밀 로저스(29)가 화제다.

에스밀 로저스는 한화의 후반기 마지막 필승 카드다. 그를 데려오기 위해 한화는 엄청난 돈을 들였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로저스의 연봉은 70만 달러. 그러나 미국 현지 소식에 의하면 연봉 100만 달러에 옵션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로저스의 전 소속팀 뉴욕 양키스에 지불한 이적료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다.

로저스는 한국 땅을 밟자마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KBO리그 데뷔전(6일 LG)에서 완투승을 따낸 그는 25일까지 총 4경기에서 세 차례 완투승을 따냈고, 그 중 두 번은 완봉을 달성했다. 4경기에서 34⅓이닝을 던져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하며 '극강'의 에이스 모드를 선보이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로저스는 과거 선동열을 보는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 과한 금액을 주고 데려왔다'는 비판은 현재 슬그머니 사라졌다.

로저스의 등장은 한화 더그아웃의 풍경을 다르게 만들었다. 젊은 투수들은 로저스의 등판 경기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 쉬는 날에는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기'를 한다. 신인 투수 김민우는 "로저스가 공을 던지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며 "힘을 들이지 않고 던지는데 9회까지 150㎞가 나온다. 변화구의 각도가 정말 '예술'이다. 나도 커브를 던지는데, 로저스의 커브를 따라하고 싶다"고 말했다. 2년차 조영우는 "로저스는 한국 문화에 벌써 적응한 것 같다. 젊은 투수들에게 살갑게 대해준다"고 밝혔다.

로저스는 올해 6월까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현역 메이저리거가 자신의 눈 앞에 직접 공을 던진다는 건 한화 젊은 투수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들은 배움의 자세로 로저스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비단 젊은 투수 뿐만이 아니었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안영명은 "나도 빠르게 던지는 편인데, 로저스를 보면서 '더 빠르게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템포로 투구를 하면 야수들의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로저스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그냥 보고 끝날 것이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로저스의 투구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로저스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반반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며 "성적 뿐만 아니라 어린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찌보면 젊은 투수들에게 '살아있는 교본'이나 다름없다. 투자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의 로저스 영입은 현재의 성적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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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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