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 분당점이 어느날 싹 바뀐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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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분당점 1층에 있는 ‘피아짜 360’. 21일 개장을 앞두고 2차 새단장을 마쳤다. [사진 AK플라자]

애경그룹 백화점 AK플라자가 경기 남부의 최대 상권인 분당·판교 ‘방어전’에 나선다. AK플라자 분당점은 내부 단장을 새로 마치고 2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한다고 19일 밝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21일 수도권 최대 규모로 개점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AK플라자 분당점은 직선 거리로 1.5㎞ 가량 떨어져 있다. AK플라자는 지난 1997년 개점 이래 19년째 ‘경기 남부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분당점 매출은 6500억원으로 AK플라자의 5개 점포 가운데 가장 많다. 회사 관계자는 “분당점은 지역 밀착형 마케팅으로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이 진출했을 때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며 “분당을 포함한 경기 남부에서 가장 많은 단골 고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AK플라자 분당점의 새로운 전략은 ‘맞춤형 고급화’와 ‘차별화’다. 40~50대 단골을 붙잡고 20~30대 젊은층을 적극 유치하려 한다. 이를 위해 백화점은 그동안 분당 지역 만남의 명소였던 1층 광장을 유럽풍의 ‘피아짜 360’으로 만들었다. 피아짜는 이탈리아어로 광장을, 숫자 360은 분당점의 번지수를 뜻한다. 1층과 2층은 곡선의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전반적으로 유럽의 고풍스런 쇼핑 거리를 거니는 느낌으로 설계했다. 광장을 무대 삼아 ‘오페라의 유령’이나 ‘맘마미아’ 같은 유명 뮤지컬 곡이나 팝페라를 정기적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1층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편집매장인 ‘쿤(KOON)’을 개장한다. 알렉산더 왕과 골든구스, 엠에스지엠 등 의류뿐 아니라 화장품과 액세서리 등도 취급한다. 1층 명품관엔 화장품 ‘입생로랑’과 ’아이젠버그’ 등이 새로 들어오고 ‘불가리’를 비롯한 명품 보석·시계 비중도 30% 늘렸다. 또 40대 전후의 구매력 높은 주요 고객에 맞춰 체험형 침대 전문관, 리빙 편집매장 등을 한층 강화했다.

 20~30대 고객을 위한 공간도 대폭 늘렸다. 지하 1층엔 2644.6m²(약 800평) 규모의 ‘앤(&)그라운드’ 공간을 조성해 신예 디자이너와 길거리 패션형 제품을 대거 입점시켰다. 지하 1층 프리미엄 식품관에는 일본 홋카이도의 정통 치즈케잌 전문점인 ‘르타오(LeTAO)’를 국내 백화점 최초로 들여왔다.

 AK그룹 유통 부동산개발 부문 채동석 부회장은 “이제 백화점은 상권에 맞는 브랜드를 선별해 들여오는 능력과 온라인으로 경험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오는 21일 개장식을 기념해 ‘분당 사랑 100만 고객 초대회’를 열고 ‘AK 온리 100선’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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