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프리뷰] 베토벤의 전 생애를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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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 이상 엔더스, 첼로 소나타 전곡 연주

29·30일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사진 빈체로]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베토벤이 써놓은 정확한 제목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다. [사진 빈체로]

베토벤을 피해갈 수 있는 연주자가 있을까. 베토벤의 작품들은 연주의 기초다. 한편으론 어렵고 복잡해 연주자의 완숙도를 시험하는 작품들이다. 오죽하면 베토벤의 작품들이 성서에 비교될까. 피아노 소나타 32곡은 피아노의 신약성서, 첼로 소나타 5곡은 첼로의 신약성서로 불린다. 피아노·첼로 연주곡들의 근간이 된다는 뜻이다. 또 수많은 작곡가가 베토벤과 투쟁했다. 베토벤이 발전시켜 놓은 소나타·교향곡을 뛰어넘기 위해 골몰했다.

 이제 연주자들이 도전하고 있다. 베토벤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소나타·교향곡·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도 베토벤을 꺼내 들었다. 첼로 소나타 5곡을 이틀에 걸쳐 연주한다.

 베토벤은 평생에 걸쳐 첼로 소나타를 썼다. 소나타 1·2번의 작품번호가 5번(Op.5), 마지막 소나타의 작품번호가 102번(Op.102)이다. 베토벤 전체 작품 중 다섯 번째부터 102번째까지, 즉 초기부터 후기까지 첼로 소나타를 작곡했다는 뜻이다. 1·2번은 26세, 3번은 38세, 4·5번은 45세에 썼다. 그동안 베토벤의 스타일은 변했다. 고전주의에서 출발해 낭만주의의 문을 열었다.

 독일의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도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청년과 만년의 베토벤 음악 전체를 즐길 수 있다. 1·2번 소나타에서는 하이든에게 받았던 영향이 보이고, 마지막 소나타의 푸가에서는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4중주가 연상된다. 이렇게 모든 소나타를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첼리스트에게 행운이다”라고 했다. 엔더스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최연소 수석을 거쳤고 지휘자 주빈 메타,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과 협연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첼리스트다. 그는 동갑내기의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호흡을 맞춘다. 김선욱은 “피아니스트는 다른 악기와 협주를 통해 단련되는 것 같다”며 “실내악은 소중한 경험이자 배움”이라고 말했다. 김선욱은 2012~2013년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모두 연주한 경험이 있다. 2009년엔 베토벤 협주곡 전곡(5곡)을 한 무대에서 모두 연주했다. 이번 첼로 소나타 연주 또한 베토벤 완주의 연장선에 있다.

 공연은 29·30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첫째 날 2·1·5번, 둘째 날 4·3번 순서로 전곡을 연주한다. 28일 오후 8시엔 강동아트센터에서 1~3번만 연주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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