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평양 일정 시작, 맹경일 아태 부위원장 공항 영접 및 환영만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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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3) 여사가 5일 평양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이 여사를 포함해 19명의 방북단은 이날 오전 10시 국내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 전세기로 김포공항을 출발해 서해직항로를 통해 11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순안공항엔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맹경일 부위원장이 영접을 나왔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5시 뉴스 말미에 순안공항에 도착한 이 여사 일행이 꽃다발을 선물 받고 이스타항공기 앞에 선 사진을 방영하며 도착 소식을 짤막하게 전했다.

북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 여사와 일행을 동포애의 정으로 따뜻이 맞이했다"고 전했다.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 여장을 푼 이 여사 일행은 오후4시 평양산원(부인과 병원)과 옥류 아동병원 방문에 이어 저녁엔 아태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이 여사의 수행단장인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전 문화부장관)는 출발 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6ㆍ15 (남북공동선언) 정신으로 화해하고 협력해, 사랑하고 평화롭게 서로 왕래하며 사는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을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대화와 왕래, 교류협력의 길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전하셨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많은 배려를 해주신 박근혜 대통령과 초청해주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 여사의 방북에서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경색된 남북관계에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그동안 수차례 “(정부의) 메시지 전달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 여사의 방문은 개인 자격”이라고 못박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이 여사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건강히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와 함께 기본적인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이번 방북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이 여사의 방북 조문에 대한 답례로,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사의를 표하고 평양 초청을 제안해 성사됐다. 이 여사의 일정은 평양산원ㆍ애육원 등 의료·복지시설 방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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