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날 시리아 난민 4000명에게 식사 대접한 신혼부부

중앙일보

입력

터키에서 결혼식을 올린 한 신혼 부부가 결혼식 당일 시리아 난민 4000명에게 공짜로 식사를 대접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국경과 맞대고 있는 터키 킬리스에서 지난주 결혼식을 올린 알리 유즘코글루 부부는 이색적인 결혼식 피로연을 구상했다. 일반적으로 신랑신부 가족들에게 뷔페를 대접하는 대신 킬리스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난민들을 위한 ‘푸드트럭’을 운영하기로 한 것.

터키 중남부 도시 킬리스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오랜 내전을 벌여온 곳이다. 지난해부터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 6만여 명의 이 도시에는 거주하는 주민들 대다수가 거처 없이 텐트에서 임시로 지내고 있는 난민들이다. 지난달에는 터키군과 IS 조직원들이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혼식이 진행된 지난달 30일, 신랑 신부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푸드트럭에서 식사를 난민들에게 배급하기 시작했다. 난민들은 이들 신혼 부부와 사진을 찍기 위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터키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기구도 이들 부부의 특별한 식사 대접을 도왔다. 일손이 모자라자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친인척들까지도 손을 걷고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랑의 부친인 알리 아난트는 “인근에 사는 시리아 형제자매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오늘 우리가 결혼식 날 누리는 행복함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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