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산책] 갤러리 올 심부섭 조각전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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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올 심부섭 조각전

'심부섭 조각전'이 17일까지 서울 안국동 갤러리 올에서 열리고 있다. 철과 청동, 스테인리스를 소재로 원구.사각형.육면체 등 기초 도형을 단순하게 쌓거나 엮은 근작은 건축적으로 보인다.

지난 10여년 심씨가 구축해온 기하학적 조각은 이제 정신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품으면서 한층 두텁고 힘있는 본질로 나아가고 있다. 건축평론가 전진삼씨는 "무제한적이고 비어 있는 양(量)으로서의 공간을 추구하는 조각의 진화를 엿볼 수 있었던 것은 흥미롭다"고 평했다. 02-720-0054.

*** 김지원 '정물화, 화'전

화가 김지원(41)씨는 본다는 것과 그린다는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허세를 걷어낸 냉철함으로 화폭을 단련시킨다. 어설프고 조악한 일상이 더 상투적이고 우스꽝스럽게 드러나는 풍경은 우리 사회의 위선과 삶의 뻔뻔함을 확대해 보여준다.

1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대안공간 풀에서 열리는 '정물화, 화(畵)'는 화분.탁자.플라스틱 조각 등 '세상에 겨우 존재하는 것들'을 소재로 한 그의 근작전이다. 화가의 시선을 받음으로써 당당해지는 사물들의 변신으로 김씨는 우리의 시각을 튕긴다. 02-735-4805.

*** 가 갤러리 개관기념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삼각지에 새로 문을 연 가갤러리(대표 안광조)가 14일부터 7월 12일까지 개관기념전'집'을 연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집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15명 작가의 그림.조각.사진.설치미술이 나왔다.

붉은 팥이 흩어진 정정엽씨의 부엌, 색동 이불이 쓰레기가 된 고현주씨의 재개발 아파트 안방, 온갖 사물들이 점령한 유근택씨의 마루 등이 선보인다. 02-792-8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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