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졌어, 전인지” 아널드 파머 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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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 파머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에게 축전을 보냈다.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21·하이트)는 상금 9억5000만원을 받았다. 이 대회 10년간 출전권 및 다른 메이저 대회 5년간 출전권도 얻었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회원이 될 수 있는 특전도 생겼다. 여기까지는 메인 메뉴였다.

 24일엔 디저트가 나왔다. 두 가지다. 첫째는 아널드 파머(86·미국)로부터의 축전이다. 파머는 “스무 살(전인지는 1994년 8월 10일생)에 놀라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거둔 5승 중 가장 중요한 우승(US오픈)을 축하한다. US오픈의 마무리는 멋졌다. 남은 시즌에도 행운이 따르기를 빈다”고 썼다.

 파머는 메이저 7승을 거둔 골프계의 전설이다. 고령이지만 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첫 우승한 선수들에게 직접 사인한 축하 편지로 격려한다. 마라톤 클래식에서 7년 만에 우승한 최운정(25·볼빅)에게도 축전을 보냈다.

 두 번째 선물은 USGA(미국골프협회) 박물관에서 온 편지다. USGA의 US오픈 미디어 담당관이자 박물관 큐레이터 겸 사학자인 마이클 트로스텔은 전인지의 코치인 박원 JTBC 골프 해설위원을 통해 전인지의 US오픈 기념 물건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USGA 박물관은 1938년 보비 존스의 전설적인 퍼터 ‘칼라미티 제인’을 전시하기 시작했으며 모든 종목을 통틀어 미국 스포츠 박물관 중 가장 오래됐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존스, 파머,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 등 골프 전설들의 물품을 전시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 미셸 위, 유소연, 박인비 등의 물품도 있다. 전인지는 US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우승자의 반열에 들어간 것을 실감하게 됐다.

 USGA는 몇 개 물품을 콕 찍어 기증을 요청했다. 전인지가 최종 라운드에서 입은 파란색 셔츠와 17번 홀(파3)에서 우승에 도움이 된 버디를 잡을 때 쓴 6번 아이언(핑 i25)이다. USGA의 편지엔 “전인지가 그 아이언을 더 쓰고 싶어 하는 걸 이해한다. 그 아이언과 이별할 때 기증하면 감사하겠다”고 쓰여 있다.

 전인지 측은 “역사의 일부로 남을 것들이기 때문에 준비가 되는 대로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SGA 미디어 담당관은 또 “전인지가 우승 후 인터뷰를 할 때 매우 예의 바르고, 사려 깊고, 말을 잘했다”고 칭찬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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