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100명 … 중소기업이 폴크스바겐·르노에 휠 공급하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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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 코퍼레이션은 젊은 CEO를 중심으로 시도해보지 않은 독창적인 기술력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핸즈 코퍼레이션]

“해보셨습니까?” 자동차 부품 업체인 핸즈코퍼레이션(이하 핸즈)의 젊은 수장, 승현창(38) 회장이 강조하는 말이다.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지레 겁먹거나 책임 회피를 위해 소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뼈있는 한마디다. 이런 진취적인 적극성이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사에 휠을 공급하는 원동력이 됐다.

 핸즈는 자동차에 장착되는 휠(Wheel)을 전문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만 56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최근 유럽발 경제위기로 매출이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목표 매출은 62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8년부턴 중국 칭다오(靑島)에 공장을 설립해 해외 법인 체제도 구축했다.

 핸즈의 모태는 1972년 설립된 동화합판에서 시작됐다. 승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승건호 전 회장이 창업했다. 이후 1980년대에 합금 제조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고, 87년부터 현대자동차에 휠을 공급했다. 현재는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4개 제조사와 GM·폴크스바겐·르노·닛산 등에 휠을 공급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의 핸즈가 있기까지 회사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바로 승 회장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처음 회사 사장직을 이어 받았을 때 부담감 때문에 회사에 있기조차 싫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오히려 이런 부담감을 지렛대 삼아 회사 성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만들어 나갔다.

 승 회장은 “가장 먼저 새로운 전략팀을 만들었다”고 했다. 다양한 경험으로 무장한 베테랑 직원과 패기와 열정으로 뭉친 신입 직원들을 한곳에 묶었다. 처음에는 ‘물과 기름’ 수준이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까지 가진 팀으로 재탄생 될 수 있었다. 그는 “과거 기술로는 불가능했어도 지금 하면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 한 두개가 아니다”며 “안 된다고 해서 안 하면 죽어도 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에 휠을 공급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력’에 초점을 맞춘 경영 구조에 있다. 기술 개발에만 100억원 상당의 비용을 투자해 현재 3개 종류의 연구개발 부서를 운영 중이며, 연구원만 100여명에 이른다.

 특히 핸즈는 자체적인 기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휠의 디자인부터 설계·생산까지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두개의 금형을 한대의 주조기에서 생산하는 기법을 유럽 관련 업체들이 모방했을 정도다. 또 세밀한 온도 조작을 통해 제품 완성도를 향상시키는 기법 역시 핸즈 만의 독자 기술이다.

 승회장은 직원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믿는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수출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공장 가동률이 70%까지 하락했을 때도 급여의 90% 이상을 지급해 직원 신뢰를 얻기도 했다.

 핸즈는 모터스포츠 시장 진입을 통해 새로운 도전도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 쉐보레 아베오와 토요타 86 등의 차량이 참가하는 경주를 만들어 아마추어 레이서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핸즈가 모터스포츠를 개최하는 이유는 당장의 수익 때문이 아니다. 그는 “자동차 애호가에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장차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경기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김기태 PD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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