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폐렴 입원 김정태 국민은행장 '病室경영' 다음주 끝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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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달 5일 급성폐렴으로 입원한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병실(病室) 경영'이 계속 길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金행장이 다음주에나 출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측은 입원 당시에는 길어야 1~2주면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다가 늦어도 지난달 말에는 퇴원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들은 金행장의 건강이 한때 급속히 나빠졌었다고 말했다. 金행장이 처음 병원에 갈 때는 걸어서 검사받으러 갔지만 몇 시간 뒤 주치의가 도착했을 때에는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드러누울 정도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병인 당뇨 때문에 항생제를 제대로 쓰지 못해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金행장의 치료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金행장은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병실로 옮기고 마무리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金행장을 면회하고 온 은행 관계자들이 말했다. 병원 구내를 산책하고 TV나 신문도 볼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金행장은 병실에서 은행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고 지시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국민카드 통합을 결정할 때에는 서면으로 찬성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다만 목에 호스를 꽂았던 것 때문에 가래가 끓어 말을 하기는 하지만 원활한 대화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金행장은 병원명을 밝히지 말도록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외부 면회도 일절 받지 않는다.

은행의 일상적인 경영은 행장 대신 각 사업부를 담당한 부행장들이 전결 처리하고 있다.

金행장의 극비 요양은 "일보다 건강을 챙기라"는 의사 및 가족들의 권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철 국민은행 부행장은 "9일 오전 행장을 면회하고 왔는데 건강이 많이 좋아져 다음주에는 퇴원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혹시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더라도 가급적 다음주에는 출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金행장의 입원에 대해 고객들과 언론의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金행장이 퇴원하면 기자간담회를 마련, 자세한 사정을 설명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행장이 낙마설 등을 의식해 병을 핑계로 일부러 나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있으나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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