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편파판정? 사실 아니니까 괜찮다…세계선수권 메달 2개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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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선수 손연재

 
"편파판정 논란에 속상했다. 그래도 사실이 아니니까 괜찮아요."

'리듬체조 여신'이 된 손연재(21·연세대)가 새로운 목표를 위해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손연재는 21일 러시아 출국을 앞두고 가진 인천공항 인터뷰에서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3관왕으로 자신감이 붙었다. 훈련을 열심히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걸 알게 됐다"며 "세계선수권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메달 2개를 따고 싶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인 개인종합 4위를 이뤘고 후프 종목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9월에 열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종합 3위 이상과 메달 두 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사실 손연재는 이번 시즌을 힘들게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각종 일정을 소화한 뒤 휴식을 취했다. 늦게 새 시즌을 시작하면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4월 루마니아 부카레스티 월드컵에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후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부상 우려를 날렸고, 지난 14일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개인종합 우승을 비롯해 3관왕에 올랐다. 비록 리듬체조 톱 1,2위인 러시아 양대산맥 마르가리타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가 불참했지만 동유럽 톱 랭커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룬 쾌거였다.

그러나 일부에선 손연재가 홈 개최와 편파판정으로 얻은 성과라고 평가절하했다. 손연재는 "편파판정 논란으로 속상했다. 나를 응원해준 사람들까지 깎아내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하지만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한국 심판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심판들도 있었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나는 행운아"라고 말하는 손연재는 새로운 '최초'를 위해 스스로를 더 단련시킬 생각이다. 이날 모스크바를 경유해 크로아티아로 넘어가 보름 간의 지옥 훈련에 돌입한다. 러시아 리듬체조 선수들이 매 여름마다 실시하는 훈련으로 덥고 습한 훈련장에서 물도 잘 마시지 않고 오직 연습만 한다. 오전에는 각 종목 연기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근력 향상을 위한 체력 훈련을 실시하는 강행군이다.

8월 6일께 모스크바로 돌아온 일주일 동안 실전 연습한 뒤 소피아 월드컵(8월 14~16일), 카잔 월드컵(8월 21~23일)에 참가한다. 그리고 9월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대회(9월 7~13일)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손연재가 리듬체조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로 여기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있다.

손연재는 "지금까지 성취 가능한 목표를 정해놓고 달려왔고 전부 이뤘다. 앞으로도 후회없이 준비해서 마지막이 될 세계선수권과 내년 올림픽까지 노력하겠다"며 "무엇보다도 내년 올림픽에 후배와 함께 나가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져서 리듬체조 인기가 떨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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