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군복을 벗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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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 육군의 에릭 신세키(대장)참모총장이 11일 4년 임기를 끝내고 전역하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육군 수뇌부 간의 갈등이 다시 시선을 받고 있다.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언론들은 "현재 육군 고위 장성들은 럼즈펠드 밑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그만두고 만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불화설은 뿌리가 깊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 때 국방장관을 지낸 럼즈펠드는 24년 만에 장관직에 복귀한 뒤 "시대가 달라졌다. 지상전과 육군 위주의 전쟁개념은 쓸모없다"며 노골적으로 해.공군을 편애했다.

이런저런 충돌이 겹치면서 럼즈펠드는 지난 3월 토머스 화이트 육군장관을 해임하고 제임스 로셰 공군장관을 후임으로 앉혔다. 럼즈펠드는 신세키 총장을 주요 회의에서 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총장 후임자 선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참모차장인 존 키어넌 중장과 중부사령관으로서 이라크전을 총 지휘했던 토미 프랭크스(사진)대장이 럼즈펠드 장관의 총장직 제의를 잇따라 거절하고 둘 다 그냥 전역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후보는 존 아비자이드 중부군 부사령관, 덕 브라운 특수군 부사령관, 데이비드 매키어넌 중장, 리처드 코디 육본 참모장 등이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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