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에 저리대출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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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돈이 급한 신용불량자와 카드연체자들에게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겠다며 대출수수료를 미리 송금토록 해 1만3천여명으로부터 거액을 가로챈 기업형 사기단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는 9일 유령 인터넷 대출업체를 차린 뒤 '미국 금융업체로부터 들여온 자금을 대출해주겠다'고 허위 광고를 내 대출신청금의 1%를 선납토록 하거나 정수기 등 물품을 사도록 하는 수법으로 9억여원을 받아 달아난 혐의(사기)로 禹모(50)씨를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禹씨 등은 지난 3월 17일 '투마이페이넷'(www.toumaipay.net)이란 사이트를 열고 "미국의 Q사에서 3천6백억원의 자금을 들여와 신용불량자와 카드연체자에게 특별 대출사업을 벌이겠다"고 광고했다.

이후 이들은 서울.부산.대전 등 전국에 20여개의 대리점과 2백여개의 지사를 세워 이를 통해 "20만원 상당의 정수기.홍삼 등을 구입하거나 대출 신청금의 1%를 미리 내면 6월 2일부터 연리 24%의 조건으로 최대 1천만원까지 대출해준다"고 선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사이트를 개설한 뒤 두달 동안 1만1천1백명이 선납금을 송금했고, 2천여명이 물품을 구입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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