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경기 '식을 줄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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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달아올랐던 미국의 주택경기가 올해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둔화한다 해도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3월 4일 최근 4년간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주택경기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그러나 적어도 아직까진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기지(주택저당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주택금융회사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지난 5일을 기준으로 한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4주 연속 떨어져 연 5.26%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에 비해 0.67%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일주일 전 연 5.31%로 4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30년물 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15년 만기의 모기지 금리도 1주 전 연 4.73%에서 4.66%로 낮아졌다.

올 들어 모기지가 둔화세를 보이자 부동산업계에서는 주택경기가 정점에 온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이 끝나고 5월부터 주택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이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는 수요도 늘고 있다. 주택 매입을 위한 융자신청이 뚜렷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 주택 및 기존 주택의 판매도 함께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을 우려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모기지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주택자금 대출신청이 이어지고 신규 주택건설 및 판매는 계속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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