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북한 비핵화, 대화 전제조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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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4일 “(북한의) 비핵화가 모든 남북 대화의 전제조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비핵화 이전이라도 통일 기반을 구축하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간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와 관련해 홍 장관은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무조건 사과를 먼저 해야 모든 게 풀릴 수 있다는 게 아니라, 대화에 나와 5·24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 개최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타깝게도 큰 진전이 있진 않다”며 “지금 북한은 당국 대화는 물론 민간 교류에도 굉장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홍 장관은 “한국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하자는 것이고, 북한은 여러 조건을 붙여 대화하자고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하루빨리 당국 간 대화에 나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일부 국내 언론이 보도한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망명설과 관련해 “고위급이 한국에 망명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련, 홍 장관은 “핵무기를 가지고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고립된 나라가 사실상 북한만 남은 만큼 북한에도 압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쿠바·미얀마 등이 개방을 선택한 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바라며 한국 정부가 같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노동당과 내각의 간부가 40대로 교체되고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그런 움직임들이 있다.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시인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3일 평안북도 한 간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5년 내에 실무 간부들을 젊은 사람으로 바꾸라’는 지시를 내려 내각과 성, 중앙기관의 국장급 간부들이 대부분 40대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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