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납금’ 없애고 ‘배당’ 준다… 서울서 첫 탄생한 택시협동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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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형태의 택시회사인 ‘한국택시협동조합’이 14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출자금을 분담한 조합원들이 실적에 따라 이익을 배당받는 구조로 서울에서 설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일 운행수익의 일정 금액 이상을 회사에 내는 사납금제도를 없앤 게 특징이다. 박계동 한국택시협동조합 초대 이사장은 “기존의 법인 택시보다 60만~70만원 가량 더 높은 월수입이 운전기사에게 보장될 것”이라며 “더 나은 소득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택시협동조합이 열악한 근로 조건으로 인해 승차 거부가 발생하는 택시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 할 수 있고 월 50만원 한도인 복지카드도 지급받는다. 사업 모델이 제대로 정착되면 매일 12만~14만원 가량 사납금을 내던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운행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택시기사의 삶의 질이 좋아지고 승객 입장에서도 승차거부나 난폭운전 등을 겪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4월 법정 관리 중이던 서기운수를 인수한 뒤 영업용 택시 71대ㆍ자본금 40억원ㆍ조합원 161명의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협동조합의 택시는 노란색 '쿱(coop)' 택시이다. 쿱은 협동조합(cooperativa) 및 협력(cooperazione)을 뜻하는 이태리어다.박 이사장은 “1년 안에 택시 1000대를 목표로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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