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군사제재한다면 韓美간 협의 꼭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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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 공영방송 PBS는 8일 '한.미 동맹관계, 정상회담 이후'란 제목으로 30분짜리 특집 좌담을 방영했다.

뉴스위크지 수석 편집인 토니 에머슨의 사회로 진행된 프로에는 레온 시걸 미 사회과학연구원 아시아 안보 선임연구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장, 피터 에니스 오리엔탈 이코노미스트지 편집인이 참석했다.

체임버스=50년 역사의 한.미 동맹에 비추어 볼 때 미국이 대북 군사제재를 한다면 먼저 어떤 형태든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

시걸=북한이 핵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 제재를 해도 북한은 붕괴하기 전에 많은 핵 무기를 만들어낼 것이다. 생산 차단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재는 비생산적이다.

에니스=시간이 촉박하다. 하루빨리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 북한이 핵 재처리를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

시걸=핵 문제를 꺼낸 북한의 속셈은 10년 전 미국이 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북한이 핵 포기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고, 한국.일본에 경제원조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그 협상은 추진할 가치가 있다.

체임버스=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했다. 불량국가이고, 자국민을 굶기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다. 협상은 바보짓이다.

시걸=한국이 미국의 진지한 동맹임을 보여주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노력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여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에 파병한 것은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뜻이었다. 미국은 한국을 동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동맹국에 명령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다.

체임버스=대부분은 북한이 핵 무기를 갖고 있다고 여기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 무기를 수출하는 것이다.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상유지는 가능할 것이다.

에니스=盧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북한과 개방적인 대화를 하라고 촉구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체임버스=북한 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대략 2년 정도 걸릴 것 같다. 그때까지 잡음이 많이 들릴 것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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