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부실대출, 채권단 책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SK글로벌의 정상화 계획을 강행하려는 SK글로벌 채권단에 대해 SK㈜의 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채권단 책임론을 들어 다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소버린자산운용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SK글로벌 사태는 지금까지 SK글로벌에 대한 대출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권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채권단은 손실을 SK㈜ 주주들에게 전가하지 말고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투기적 투자가인 소버린을 채권단이 상대할 이유가 없다"는 지난 5일 김승유 하나은행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자신들을 '4년 이상 장기투자를 하는 인내심 있는 가치중심의 투자자'라고 밝힌 소버린은 "(金행장의)주장은 주식회사 제도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필연적으로 한국 기업의 경영관행과 금융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버린은 이와 함께 "SK㈜도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을 믿으며 SK㈜ 이사회의 이같은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출자전환이 결정될 경우 참여연대, SK㈜ 노조 등과 함께 경영진에 대한 배임 제소 등 법적대응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SK㈜는 일부 사외이사들의 사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10일 이사회를 열어 8천5백억원의 출자전환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소버린 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SK글로벌 부실의 본질은 부실경영을 감춰왔던 SK그룹에서 비롯됐다"며 "은행에 모든 부실을 떠안기려는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