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12일 '트리플 위칭 데이'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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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 국내 증시의 특징은 미국 증시의 상승 기조에 연동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제조업.서비스.노동생산성 등 미 경제의 각종 지표가 개선된 데 힘입어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 비중을 다시 올초 수준(시가총액 대비 35%)으로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가장 긴 7일 연속 순매수를 통해 1조원 가량을 사들였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 650선 돌파에 실패했다. 코스닥은 최근 인터넷주들이 조정 양상을 보임에 따라 새로운 모멘텀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뉴욕 증시에 매수세가 살아났지만 국내 증시는 상승 탄력을 이어갈 내부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주에도 추가 상승의 관건은 국내 경제 상황이 얼마나 호전될지에 달려있다. 하지만 주가가 실물 경제의 선행지표임을 감안할 때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증시가 바닥이었던 3월 이후 지난 주말까지 지수는 26.8% 상승했지만 실물 지표는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투자.생산.소비 지표가 모두 후퇴하고 있고 실업률 전망도 연초 2.9%에서 3.3%로 상향 조정됐다. 여기에 북한 핵 문제와 카드사의 신용위험도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세계적인 금리 하락 추세도 부담스럽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2%로 내리기로 함에 따라 국내 금리도 추가로 하락 압력을 받게 됐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해 자금이 증시로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증시 지표는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고객예탁금이 7일째 늘어 10조5천억원대로 올라섰지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제자리 걸음이다. 이번주 목요일의 트리플위칭 데이(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도 이번주 증시의 고비다. 주식 파생상품 시장의 투기적 매매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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