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포 친 이진영이 털어놓은 선배표 격려금

중앙일보

입력

주장이 끝냈다. 프로야구 LG가 9회 말 투아웃에서 나온 이진영(35)의 끝내기 홈런으로 2연승을 달렸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롯데를 2-1로 눌렀다. 롯데와 LG는 세 경기 연속 1점 승부를 벌였고, LG가 전날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1-0(연장 11회) 승리를 거둔 데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LG는 4회 말 정성훈의 좌중간 2루타와 히메네스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그러나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8이닝 4피안타 1실점)을 상대로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롯데도 LG 선발 류제국(6과3분의1이닝 4피안타 1실점)에게 끌려가긴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7회 초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2번째 투수 윤지웅으로부터 아두치가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1-1로 맞선 LG의 9회 말 공격은 빨리 끝나는 듯 했다. 플라이로 아웃 카운트 2개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하지만 이진영이 롯데 2번째 투수 심수창의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외야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을 쳤다. 개인 2번째, 시즌 14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앞선 타석에서 상대 호수비에 걸리는 등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진영은 지난 3일 1군에 돌아온 뒤 가장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진영과의 1문1답.

-지난주 1군으로 올라왔다.
"1군에 있으면서 타격감이 좋지 좋았다. 2군에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돌아보니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잊어버렸던게 문제였다. 연습을 안 했던 게 아니라 나만의 훈련 방식을 하지 않았던 게 시즌 초반 부진 원인 중 하나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습인가.
"나는 연습할 때 도끼 찍듯이 하는 스윙 훈련을 했는데 그것 말고 다른 걸 많이 했다. 스윙 뒷부분을 짧게 하고 앞쪽을 길게 가져가는 식이다. 지난해 바깥쪽을 잘 밀어쳐서 그윙궤도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스윙할 때 배트 앞부분이 떨어지면서 내 타이밍이라고 생각을 하고 스윙하면 늦게 맞았다. 그러다 보니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상황이 잦았다."

-다리 상태는 어떤가.
"2군 트레이너와 코치들이 잘 관리해줘서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 오키나와 캠프때는 무릎이 안 좋았는데 그게 허벅지로 이어진 것 같다. 박종권 트레이너가 정말 많이 신경써줬다. 그 덕분에 (손)주인이도 나도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하는 것 같다."

-숙소 생활을 한 달 넘게 했다.
"내가 요청했다.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해야할까. 2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그래서 프로에서 자리잡았다'란 생각을 했다. 2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훈련했다."

-후배들한테 선물도 했나.
"(이)병규(등번호 9) 형이랑 후배들에게 격려금을 줬다. 우리가 있을 때 2군이 연패중이었는데 2연승을 하면 우리가 타자들에게 용돈을 주기로 했고, 정말 이겼다. 둘이서 같이 이천 시내에 나가 농협에서 각자 70만원씩 찾아서 선물했다(웃음)."

-아직 시즌이 꽤 남아 있다.
"타격감이 괜찮아졌다. 오고 나서 4연패를 해서 좀 미안했는데 이제 2연승했다. 고참으로서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아직 61경기 남았는데 1군 올라와서도 얘기했지만 후배들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작년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나 싶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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