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영 기자의 오후 6詩] 사무실의 멍청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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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서 흔히 벌어지는 속 터지는 상황은, 직원이 보낸 메세지나 업무 결과에 상사가 아무런 피드백을 해주지 않는 경우다. 특히 e메일로 업무를 주고받을 때 이런 일이 두드러진다. 상사의 애매한 일처리 때문에 메시지와 업무가 심연 속으로 스르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가령 금요일 퇴근 무렵에야 상사가 자기가 휴가를 가 있었던 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e메일로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한다. 그래서 주말 몇 시간 동안 상황을 요약한 보고서를 꼼꼼하게 작성해서 상사에게 보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답장 한 줄 없다. 일언반구 대꾸도 없다.

고맙다는 인사는 기대도 안했지만, 약간의 피드백만 받았어도 이렇게 기분 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사가 부탁해서 주말에 추가근무까지 했는데, 간단한 감사 인사나 보고에 대한 코멘트, 질문, 혹은 답장을 기다리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상사는 기본적인 예의도,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도 무시한 것이다. '

『사무실의 멍청이들』(켄 로이드, 길벗)에 나온 내용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유형의 '멍청이'들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릴 것입니다.

저자는 책 소개를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멍청이는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부디 이 책이 당신에게 제대로 된 거울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멍청한 상사, 웬수같은 동료, 혈압 올리는 부하 직원을 생각하면서 웃어 넘길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강남통신 송혜영 기자 sincerehere@joongang.co.kr

[송혜영 기자의 오후 여섯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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