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울적…6·15 정상회담 3주년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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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DJ.얼굴)전 대통령이 최근 경기도 문산의 통일동산으로 드라이브를 했다고 한다. DJ는 퇴임 후 "집이 편하다"며 사실상 칩거상태에 있었다.

그러다 돌연 "갑갑하다. 통일로 쪽으로 가고 싶다"고 해 나들이가 이뤄졌다고 한다. 통일로를 달리며 DJ는 강너머 북녘땅을 바라보며 때때로 지그시 눈을 감기도 했다고 한다. 수행한 비서는 "울적하고 답답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대북 송금 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최근 DJ가 조금씩 수사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측근들은 "DJ가 정상회담 관련자들이 사법처리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DJ 자신은 지난달 말 늦봄통일상 수상소감을 통해 "남북관계는 아직도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걱정스러운 점도 많다"고 입장을 밝혔다.

나름대로 남북 정상회담과 햇볕정책을 최대 공적으로 꼽고 있음에도 특검이 대북 송금에 대해 ▶청와대.국정원.현대의 공모로 이뤄졌고▶남북경협뿐 아니라 정상회담 대가성도 포함돼 있다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 같다.

측근인 김옥두(金玉斗) 민주당 의원은 "2월 14일 대국민 해명을 통해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법으로 심판하겠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한반도 평화와 냉전 종식은 어디로 가고 '범죄 공모'라니 통탄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DJ가 오는 15일, 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대해 김한정 비서관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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