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문화계|"이 사람들에게 기대를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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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급문화건 대중문화건 문화는 장르에 관계없이 모름지기「성숙」을 지향해야 한다. 85년에도 성숙을 지향하는 예술인들의 활동이 더욱 다채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과연 올 한해에 가장 왕생한 활동을 보일 문화·예술인들은 누구일까. 전문가 및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분야별로 9명의 중견·신진을 뽑았다.

<<임철우>소설가|파괴되는 인간성 묘사 주목>
임철우씨는 젊은 소설가이다. 1981년에 데뷔한 그는『아버지의 땅』으로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급격히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임철우씨의 작품 등은 내가보기에 80년대 현실의 소실적 수용의 한 극명한 형태다. 흔히 그의『아버지의 땅』은 전후세대의 6·25 소설이라는 맥락에서 설명되곤 하는데, 그 설명이 일면적으로는 옳은 것이겠으나, 임철우씨의 전체작품세계와 관련하여 볼 때 그것은 부차적인 것으로 된다. 그는 우리 시대의 크나큰 상처를 개인적 발현이라는 측면에서 아프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의 땅』이후 그 드러냄의 방식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봄날』『직선과 독가스』는 그것들인데 그것들은 말하자면 일종의<광인일기>다. 이시대의 상처―혹은 폭력이 개인들의 인간성을 어떻게 철저하게 파괴하는가―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낼수 있는 현실적 한계가 광인일기인 것일까? 임철우씨의 광인일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처럼 보인다. 성민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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