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고졸미만은 현역판정 받아도 무조건 보충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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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대상자 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현역 판정을 받았더라도 보충역으로 전환된다.

병무청은 30일 "고교 중퇴 또는 중졸 학력자가 올해 징병검사에서 신체등위 1~3급을 받아 이미 현역입영 대상자로 분류됐더라도 보충역으로 바뀌게 된다"고 밝혔다. 또 "고교 중퇴 또는 중졸 학력자가 연내에 받을 징병 검사에서 신체등위가 현역 입영 대상자로 분류되더라도 역시 보충역으로 바뀐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기준을 바꾸는 이유는 군에서 필요한 현역병 자원을 충분히 채우고도 병력이 남는 현상이 계속 생기기 때문이라고 병무청 측은 설명했다. 저출산 추세로 현역병 자원의 급감을 우려해 병무청이 4급 보충역 대상자까지 3급 현역으로 판정하면서 오히려 현역 입영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올해 고졸 미만 학력자이면서 현역병 판정자와 판정 예정자를 포함하면 약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징병검사자 36만3827명 중에서 현역판정자는 32만8974명(90.4%)이었다. 보충역 대상은 1만9752명(5.4%), 제2국민역은 6999명(1.9%), 병역면제자는 960명(0.3%)이었다.

지난해 현역판정자(32만8974명) 중에서 대학 중퇴 또는 졸업 이상 학력자는 22만1083명(67.2%)이었고, 고졸이 10만1756명, 고교 중퇴는 5375명, 중졸은 760명이었다.

병무청은 내년에도 고졸 미만 학력자 중에서 신체등위 1~3급은 보충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 각각 약 6000명이 보충역으로 바뀌면 현역병의 입영 대기 기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병무청은 예상했다. 병무청의 조치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선 고졸 미만 학력자라는 이유로 본인의 현역 복무 희망과 무관하게 보충역으로 편입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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