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모시러 … 중국에 날아간 이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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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의 베이징 본사를 방문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이 쉐샤오강 CTS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호텔신라]

이부진(45) 호텔신라 사장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위기’를 맞아 직접 현장을 뛰고 있다. ‘메르스 잠복기 환자 투숙’으로 홍역을 치른 제주신라호텔에서 돌아온지 사흘만에 이번에는 중국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사장은 30일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China Travel Service)의 쉐샤오강 총재를 만나 “최근 한국에서는 메르스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진정되는 상황”이라며 “여름 휴가객이 많은 7~8월에 다양한 한국 여행 상품을 개발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쉐 총재는 “조만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이 회복될 것”이라며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한국 관광의 매력도를 높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사장은 중국 3대 국영 여행사인 CYTS(China Youth Travel Service)를 찾아 “서로 도와서 한국 관광을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이 사장이 직접 중국 여행사를 찾은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양대 사업인 호텔과 면세점은 유커(旅客·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메르스 이후 유커의 한국 방문은 급감하기 시작해, 현재 7~8월 성수기 한국여행을 예약한 중국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줄어들었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에는 중국의 관광청 격인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과 외교부(外交部)를 찾았다.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방문과 여행을 장려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앞서 이 사장은 제주에 9일 동안 머무르며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17일 저녁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41번째 메르스 환자가 잠복기에 제주신라호텔에서 투숙했다는 사실을 전달받고, 18일 아침 비행기로 제주에 내려갔다. 도착 당일 약 4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투숙객 환불, 직원 격리, 방역 등을 마무리하고 재개장 결정을 내린 뒤 제주를 떠났다. 제주신라호텔은 1일 재개장한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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