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성적분포와 합격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85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 성적 분포의 특징은 계열별 득점수준의 엇갈린 변화다. 인문계는 5점 이상 떨어지고 자연계는 그만큼 올라간 것을 득점누가분포표에서 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합격선도 인문계학과는 지난해보다 그만큼 떨어지고 자연계는 그만큼 올라갈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그러나 입학 인원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같이 9만명선을 유지한 자연계와는 달리 3천여명이 줄어든 인문계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어떻든 서울대를 비롯, 연대·고대·서강대 등 명문대 인기학과의 경우 예의는 있겠지만 합격선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뿐 아니라 자연계는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동일계 가산점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득점 수준이 높아진 자연계 수험생의 인문계 역류로 계열별 합격선의 평준화 현상도 예상된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력고사 응시계열과 같은 계열 지원자에게 득점의 10% 정도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택하고 있어 계열 변경은 어렵지만 서울대 등 46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인문계 지원자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 자연계 응시자가 인문계에 지원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2백 70점 이상의 상위권, 특히 3백점 내외의 고득점 층에서 계열을 바꾸는 현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입학 인원까지 줄어든 서울대 전자공학과 등 명문대의 자연계 인기학과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3점 또는 5점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
또 명문대 인기 학과의 경우 인문계는 입학 인원 축소 요인을 감안하면 입시 전문 기관들이 추정하는 것처럼 지난해에 비해 5점 이상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 일선 교사들의 예상이다. 일선 교사들은 특히 경제·경영계나 신문방송 또는 사회학 등 최근 들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학과의 경우 상위권 대학에서는 합격선 변동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국1백개 대학 계열별 입학 인원과 수험생들의 득점 수준을 단순 비교하면 인문계의 11만명선에 해당하는 점수는 2백 5점, 자연계 9만명선에 해당하는 성적은 1백 93점이다.
대학과 학과 선택을 그르치지 않으면 이 점수대 이상에 속하는 수험생은 합격의 영광을 쟁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인문계는 8점이 낮아지고 자연계는 1점이 높아진 점수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문계는 자신이 알고 있는 희망대학 지망 학과의 지난해 합격선을 놓고 그보다 8점 이내로 떨어졌으면 도전해 볼만한 점수며 이와는 반대로 자연계는 1점이 높아야 한다는 풀이다.
그러나 득점대 별로 지원 가능선은 약간씩 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 상위권 수험생이 몰리는 학과와 중위권, 그리고 하위권이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득점누가분포표에서 보면 인문계의 경우 2백 90점 내외의 상위권은 8점, 2백 50점대의 중위권은 7점, 2백점대의 하위권은 9점이 낮아졌고 자연계는 반대로 각각 2점과 4점, 5점씩이 높아졌다.
그렇다고 반드시 이번 입시 결과 합격선이 그대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지원 과정에서는 항상 예상하지 않던 변수가 작용한다.
인문계의 합격선이 떨어질 것으로 보지만 하향지원 판도가 지배하게 되면 중하위권에서는 오히려 합격선이 올라가게 되고 자연계에서는 예상보다 좋은 점수를 얻은 중위권이 인문계로 방향을 바꾸게 되면 합격선이 높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권순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