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허상호 삼도주택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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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올해로 9년째 국가 유공자의 노후 주택을 보수하고 있는 포항 삼도주택 허상호(許相浩·52)사장은 “그저 국민된 도리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해병대를 나와 자유총연맹 포항지부장을 지낸 許사장은 “보수하려고 유공자들 집을 찾아가면 하나같이 건물이 너무 허술해 가슴이 아팠다”며 “보수가 끝나면 그들은 종종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 눈물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자신들을 알아주는데 대한 ‘답례’라고 덧붙였다.

許사장은 9년 전 국가보훈처의 추천을 받아 경북지역의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보수를 시작했다. 슬레이트 지붕도 갈고 내부 보수와 도배, 담장 도색 등 대부분 집을 새로 단장하는 공사다. 한 집을 보수하는 데만 1천만원쯤 든다. 그때부터 한 해에 두채씩 보수하다가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연간 한채로 줄여 계속해 왔다. 지금까지 수리한 집은 모두 13채.

올해는 베트남전 고엽제 환자로 20여년간 투병하다 숨진 국가유공자 유족 윤예순(54·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성리)씨 집을 지난 2일 말끔히 고쳤다. 두달동안 공사비만 1천2백만원이 들어갔다.

주택건설협회 경북도회장을 겸하는 許사장은 “앞으로 다시 한해에 두채씩 보수를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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