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의원 "黨 맡고 총선 지면 정계 은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얼굴)의원이 5일 당권을 향해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정통 보수'를 자임하는 개혁적 보수주의자다. 그는 이날 여러 공약들을 펼쳐보였다.

우선 "당 대표가 되면 개혁적 보수세력의 국정운영 및 위기돌파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당선되면 먼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내년 총선까지의 정책 경쟁을 제안하겠다"고도 했다. '최틀러'라는 별명에 걸맞게 '강력한 리더십'이 그의 '상표(商標)'다. 그래서 "당 혁신을 위해선 소신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권을 향한 쓴소리도 했다. 그는 "총리 등 내각을 전면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경험도, 전문성도 없는 현 인사들로는 위기를 못넘는다는 주장이다. 당을 맡으면 총선 승리를 위한 배수진도 치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지면 정계를 떠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내각 총사퇴론'이 최대 라이벌인 서청원(徐淸源)의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한다. 徐의원은 총선 승리시 '국정참여론'을 내놨다. 결국 徐의원과 차별화함으로써 강경파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편 崔의원은 선거운동 방식과 관련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회견 중 "4일 모 후보 부인이 부산의 3개 지구당을 돌며 향응을 베풀었다고 한다"고 흥분했다. 지난 3일부터 후보자와 그 가족, 참모들의 지구당 방문은 일절 금지돼 있다.

때문에 그는 "원칙이 완전히 짓밟혔는데 당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나도 (원칙을) 짓밟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당의 엄중한 조치가 없으면 崔의원도 거침없이 지구당을 찾겠다는 의미"라는 게 한 측근의 설명이다.

남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