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잊어주오 … 달아오른 송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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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신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송도의 대규모 공원인 센트럴파크 주변으로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사진 포스코건설]

26일 오후 자동차를 타고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 경인고속도로를 1시간 20여분 달리니 인천나들목이 나왔다. 나들목으로 빠져 송도2교를 건너자 빽빽이 들어선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다. 도시 중심에 있는 센트럴파크는 유모차를 밀거나 운동복을 입은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공원 옆 큰 길을 따라 들어선 다양한 업종의 가게에 손님이 많았다. 2년 전만 해도 점포 절반 가까이 비어 있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들어서니 전화벨 소리가 요란했다. 대부분 아파트 매물이나 분양권을 찾는 매수 문의전화였다. 송도제일공인 문형은 사장은 “지난해 여름만해도 한산했는데 요즘은 아파트를 사려는 문의전화가 하루에 20~30통씩 걸려온다”고 전했다.

 요즘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택시장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쌓이며 주택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찾는 사람이 늘면서 아파트값이 오르고 분양권엔 최대 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2007년 아파트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송도국제도시는 한때 ‘투자 불패’로 불렸다. 분양하는 단지마다 평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분양권엔 억대 웃돈이 붙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한파를 피하지 못했고 대형 개발계획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한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정이 조금씩 좋아지더니 올 들어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생활기반시설이 갖춰지고 크고 작은 국내외 기업이 줄줄이 입주하는 영향이 가장 크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엔 포스코건설·셀트리온·대우인터내셔널·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녹색기후기금(GCF)·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이 들어서고 있다. 이들 기업을 따라 유입인구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8만7862명(4월 말)으로, 1년새 12% 증가했다.

 교육여건이 좋아진 것도 이유다. 채드윅국제학교, 포스코자사고를 비롯해 연세대 등 유명 대학 캠퍼스가 잇달아 개교하면서 학군수요가 몰리고 있다. 송도동 신세계공인 고은숙 사장은 “입주 6년이 지나 상권이 형성되고 살기 편리해지니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분양권엔 평균 2000만~4000만원, 최고 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143㎡형(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공원 조망을 확보한 가구는 분양가보다 1억원을 더 줘야 한다.

 새 아파트도 잘 팔린다. 올 1월 호반건설이 분양한 송도호반베르디움 2차는 평균 3대 1, 최고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에 힘 입어 주택업체들도 속속 분양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47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7월 더샵 센트럴시티 2848가구(오피스텔 238실 포함)를 시작으로 8월 351가구, 10월 826가구 등 총 4025가구를 내놓는다. 현대건설도 886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물량이 많다. 포스코건설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 성재호 분양소장은 “송도는 전용 59㎡ 이하 아파트 비중이 0.4%로 수도권 신도시 중 가장 낮다”며 “신규 분양물량이 중소형 수요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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