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쿠바타웅 세계 제1의 공해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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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도 보팔시의 가스누출 대참사 이후 세계각국은 현대화의 필요악인 산업사고의 예방과 시설의 안전관리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제3세계국가들도 위험시설물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등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팔시의 경우와 같은 「직접적 산업사고」 못지않게 「간접적 산업사고」인 보이기 않는 공해문제가 더욱0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세계에서 공해가 가장 심한 곳은 브라질의 쿠바타웅시.
사웅파울루시 남쪽 약 30km지점의 대서양 연안의 작은 산업도시인 쿠바타웅시는 현대화에만 급급했던 브라질군사정권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꼽힌다.
한적한 어촌이던 이곳이 세계 최악의 공해도시로 탈바꿈한 것은 54년 브라질국영석유회사인 폐트로브라스사가 이곳에 세워지고부터.
뒤이어 브라질 최대의 제철회사인 코피사사가 이곳에 입주했고 미-브라질합작의 코페브라스 비료공장이 들어섰으며 이탈리아의 피아트사, 미국의 다우케미컬사와 이번에 보팔시에서 사고를 낸 유니언카바이드사의 자회사등 다국적 기업들이 속속 이곳에 공장을 세웠다.
브라질 환경청의 조사에 따르면 인구 8만5천명이던 지난 78년 한해동안 이 도시에는 4백73t의 일산화탄소, 1백82t의 이산화황, 41t의 이산화탄소, 그리고 31t의 탄화수소가 빗물에 용해돼 쏟아져 내렸으며 지금은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는 것.
이러한 살인적 공해로 이 도시의 신생아 1천명중 40명은 사산되고 있으며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생후 1주일 안에 사망한다.
게다가 사웅파울루에서는 보통 신생아 5천명중 1명꼴로 태어나는 기형아가 이곳에서는 지난82년 3백명에 1명꼴로 태어났다.
이러한 극심한 공해로 거리의 잔디는 노랗게 말라 죽었으며 콘크리트구조물들도 파랗게 염색이 되어있다. 악취는 전시가지를 진동해 슈퍼마키트에서는 으FP 방독면을 판매하고있다.
공해가 특히 심한 지역은 1만5천명정도가 모여 사는 빌라파리시라는 슬럼가. 이곳에 오래 산 사람들의 피부는 「악어가죽」이라 불리는 피부병을 앓고있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천식·기관지염등의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브라질정부는 계속 공해산업을 입주시키겠다는 입장이고 이곳에 입주한 외국기업들도 공해방지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곳 유니언카바이드자사회사의 「파울로·피게이레도」사장은 『이곳 주민들은 병이 나면 무조건 우리 책임이라고 우긴다』고 발뺌을 하고있고 페트로브라스사 대변인도 『이곳 주민의 질병은 영양실조와 알콜·담배때문이지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고있다.
이번 보팔시의 대참사로 충격을 받은 브라질정부는 뒤늦게 공해업소에 벌금을 부과시키는등 수선을 피우고있으나 이윤착취에만 급급한 이들 돈많은 외국회사들에는 별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슈피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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