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 45년 … 550억 매출 기업 일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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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노후를 보장받는 최고의 길입니다. ”

 대구 달성군에 있는 대성하이텍의 최우각(60·사진) 대표는 기술예찬론자다. 기계 전문가의 꿈을 갖고 45년간 초정밀부품 및 산업기계장비 제조 분야에서 한 길을 걸어왔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그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됐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하나로 창업해 지난해 5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입지전적 이력이 선정배경이다. ‘이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현장실무 경력이 있으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포상하는 제도로, 2006년 8월 시작해 최 대표가 100번째다.

 최 대표는 자신처럼 기술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청소년과 후배들에게 “평생 직업의 자부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시작하라”고 권고한다. 좋은 기술 하나만 갖고있으면 꼭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확고한 믿음이다. 그는 “대성하이텍에 기술고문으로 14년간 근무 후 얼마 전 고국으로 돌아간 일본 관리자는 78세였고, 현재 현장에서 아주 중요한 기술을 담당하고 계시는 분의 연세도 79세”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동광실업고에 입학했고, 재능을 인정받아 졸업과 동시에 금성통신에 취직해 정밀부품 생산 분야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기술이야말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정직한 길’ 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유일정공을 설립했지만 경험 부족과 시장 진입의 어려움에 부딪혀 문을 닫았다. 다시 직장생활을 거친 후 1995년 4명의 직원으로 지금의 대성하이텍을 세웠다.

 공작기계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비롯해 고속가공기·치아가공기·자동선반기 등 완성기기를 수출하며 매출을 늘렸다. 특히 매출의 62%를 부품 선진국인 일본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대성하이텍의 기술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직원간의 신뢰 관계를 최우선으로 삼아 단 한 차례의 정리해고 없이 20년간 회사를 운영해 왔다. 매년 채용 규모를 늘려 현재 265명이 근무중이며, 올해 30명 정도를 신규채용할 계획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정직’이다. 최 대표는 “생산 제품 100개 중 단 하나의 작은 실수가 있어도 고객에게 바로 보고하게 했다”며 “정직이 반복되면 개인과 기업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강조했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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