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로고 없어지고 … 속도 내는 ‘현대차 타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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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전사옥 새단장 현대차가 인수한 서울 삼성동 부지에 위치한 옛 한전사옥에는 이달 중순 외벽에 붙어있던 한국전력 상호가 사라졌다. [김영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사들인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한전 로고 없애고, 서울시에 1조7000억원가량의 공공기여분을 제시하는 등 ‘삼성동 신 사옥 2020년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을 위한 협의회를 열었다. 올 1월 현대차가 서울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서울시 측의 수정·보완 요구를 반영했다. 이날 협의에서 현대차는 서울시 측에 공공기여분(기부채납·교통대책비 등)으로 당초 제시액(1조원)보다 약 7000억원 높은 1조7030억원을 제안했다. 서울시가 현재 일반 주거지역(용적률 200%)인 한전 부지를 상업용 토지(용적률 799%)로 용도 변경해 줄 경우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평가한 부지감정가(약 4조6340억원)의 36%를 서울시 측에 기부하겠다는 의미다. 일단 서울시가 내부적으로 정했던 공공기여 마지노선(약 1조3000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김인수 현대건설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현대차 통합신사옥 추진단은 쟁점을 조속히 마무리지어 ‘2016년 말 사옥 건설 착공’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동에 현대차 색깔을 내는 작업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달 중순 현대위아·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들이 입주한 한전 사옥에는 외벽에 붙어있던 한국전력 상호가 제거됐다. 그 자리에는 알파벳 ‘H’를 형상화한 파란색 계통의 현대차그룹 공식 마크가 다음 달까지 붙여진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을 경계로 한전부지 바로 건너편에 있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사옥(대치동 오토웨이타워)과 함께 ‘현대차 삼성동 시대’의 서막을 연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도시행정학회 용역 결과 통합 신사옥은 생산유발효과만 연간 12만5000억원, 고용창출효과는 32만4000명으로 추산됐다”면서 “통합 신사옥을 비롯한 삼성동 일대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칭 5공장 착공식 정의선(왼쪽 세번째)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중국 5공장 착공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공장은 2017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사진 왼쪽부터 쉬허이동 베이징현대 사장, 김장수 주중대사, 정 부회장,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 황치판 충칭시장, 장궁 베이징시 부시장. [사진 현대차]

 ◆현대차, 중국 충칭에 ‘5공장’ 착공식 개최=이날 현대자동차는 중국 충칭(重慶)에 연간 30만 대 규모 자동차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충칭은 중국 4대 직할시(베이징·상하이·충칭·톈진) 가운데 유일하게 대륙 남동부에 위치하지 않은 곳으로 현대차가 중국 중·서부 지역 공략의 요충지로 삼는 곳이다. <본지 11일자 b5면 참조>

현대차가 중국에 다섯번째로 짓는 충칭 5공장은 2017년 상반기 완공 예정으로 중국 로컬 업체인 베이징기차와 현대차가 공동으로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한다.

 5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충칭 공장 착공을 기점으로 서부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해 중국의 동·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월 중국 창저우 4공장 착공식에 참석한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공장 착공식을 찾았다. 이번 착공식에는 쑨정차이(孫政才·52) 충칭시 당서기와 김장수 주중 대사도 참석했다. 당초 5공장 착공식을 위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중할 예정이었으나 감기 증상으로 인해 정 부회장이 대신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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