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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이겨내기 힘들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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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기여할수있다는 생각에서 공무원직을 택해 그저 해야할 일을 해왔을뿐인데 상을 준다니 과하다는 마음 뿐입니다.』
84년도 청백리상 수상자로 뽑힌 대전지방국새정 징세조사국장 이종의씨(51)는 『청백리상후보로 추천한다는 얘기를 듣고 여기저기에 사양의 뜻을 밝혔다』며 아직도 쑥스러운 표정이다.
61년5월 서울지검서기로 공무원생활을 시작, 66년4윌 국세청으로 자리를 옮긴후 「올바른 처신」이 어렵다는 세무공무원직을 성실과 청렴으로 일관해왔다.
그의 18년간의 세무공무원 생활지표는 세정정화-.
이씨는 지금까지 납세자는 물론 부하직원들로부터 단한번도 식사대접을 받은적이 없으며 홍성세무서 재직때는 사무실내에 81년도 청백리였뎐 구만우씨에 관한 기사를 복사해서 붙여 놓아 직원정신순화에 힘썼다. 『세무공무원은 첫출발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합니다. 처음부터 확고부동한 결의가 없이는 유혹을 이겨내기가 힘들죠.』
이런점에서 그는 공무원생활을 시작할때 최대교씨등 청렴한 상사들밑에서 근무하게된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고한다.
그는 단순히 청렴결백할뿐만아니라 홍성세무서장때에는 80년도 관서평정 전국1백2위이던 이 세무서를 81년도에는 24위로 끌어올리고 국세청 전산실근무때는 구내매점개설·공중전화대의 확장등 창의성도 발휘했다.
업자들 유혹을 물리치는 비법이라도 있느냐는 물음에 『그동안 호주머니가 찢기고 안경도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업자들과 접촉할때 아예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다른생각을 말아달라」고 선공을 한다』며 미소짓는다.
강직한 성격탓으로 자취생활을 딱하게 여긴 여직원의 김치 몇포기 선사도 거걸했고 배추시래기로 김장을 담그는등 많은 에피소드를 지니고있다.
이로인해 주위에서 「별난 사람」으로 눈총을 받은일도 적지않았다.
그의 홍성세무서장 근무때 검찰지청장은 『모든 공직자는 모름지기 홍성세무서장을 닮아야한다』고 조회에서 훈시를할 정도였다.
근검걸약이 몸에 배 지금도 세무공무원 합숙소인 「세우관」에서 거주(숙식비 월5만원)하며 직장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박봉의 공무원인 그가 깨끗하게 공무원생활을 할수있었던것은 부인 김선구씨(47)가 봉투를 만들어 생계를 돕는등의 내조를 하는등 큰 역할을했다.
세무공무원에 대한 「탐탁지 않은」세평에 대해 그는 『많이 좋아진것은 사실』이라며 『세무원도 손을 벌려서는 안되지만 국민들도 돈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한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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