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4곳 지정 취소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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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6곳에 대해 지정 취소를 추진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 4곳을 추가로 취소 대상으로 분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지정 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직권으로 취소시키자 이를 번복하려고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또 지정 취소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 이근표 정책국장은 “올해 평가 대상인 11개 자사고 중 경문고·미림여고·세화여고·장훈고가 기준 점수(100점 만점에 60점)에 미치지 못했다”고 22일 밝혔다. 학생 충원율과 학생 1인당 교육비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교육청 측은 설명했다. 올해 신입생 경쟁률은 경문고 0.9 대 1, 장훈고 0.9 대 1, 미림여고 0.4 대 1이었다. 교육청 측은 “세화여고는 감사 지적사항이 많았다”고 했다.

 교육청은 다음달 청문회를 열어 해당 학교의 해명을 들은 뒤 지정 취소 대상을 확정해 교육부에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 학교의 자사고 지위 유지 여부는 교육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올해 평가를 통과한 대광·대성·보인·선덕·양정·현대·휘문고는 계속 자사고로 운영된다.

 해당 학교는 반발하고 있다. 원유신 세화여고 교장은 “평가 기준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조 교육감이 왜 특목고는 내버려두고 자사고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선거법 재판으로 잔여 임기가 불투명한 조 교육감이 지난해에 이어 자사고 죽이기 정책을 계속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진 기자 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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