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 무패행진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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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강 아르헨티나의 벽은 높았다. 한국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의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꿈을 깨버렸고, 출범 이후 이어오던 무패 행진(15승7무)도 22경기에서 막을 내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의 청소년 대표팀은 비록 패하긴 했지만 세계선수권 남미 예선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를 맞아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4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월드컵 첫승 기념 4개국 국제청소년 축구대회 최종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2로 졌다.

한국은 미국과 1승1무1패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골득실(한국 +1, 미국 +2)에서 뒤져 3위에 그쳤다. 2승1무로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는 6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한국은 전반 견고한 포백 수비로 아르헨티나의 예봉을 차단한 뒤 양동현(바야돌리드)의 폭넓은 움직임을 활용해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전반 21분 양동현이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치고들어가며 통렬한 터닝슛을 날렸으나 볼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29분에는 이상용(풍생고)의 중거리슛이 오른쪽 옆그물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 44분 골키퍼와 수비수의 호흡이 맞지 않아 아리엘 아드리안에게 무방비 헤딩슛을 허용한 것을 빼고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후반 단 한 차례의 느슨한 수비가 화를 불러왔다. 후반 4분 아크 오른쪽에 있던 루카스 니콜라스가 패스를 받는 순간 한국 수비수 두 명이 있었지만 누구도 그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 니콜라스가 슈팅한 볼은 한국 수비수의 발을 맞고 골문 왼쪽으로 빨려들어가버렸다.

실점 후 한국은 공격수 이훈(수도전공)을 빼고 어경준(FC 메츠)을 투입해 실점 만회에 나섰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결코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6분 역습으로 쐐기골을 만들어 냈다. 수비수 두 명 사이로 넘어온 스루패스를 받은 아리엘 아드리안의 슈팅을 골키퍼 차기석(서울체고)이 사력을 다해 쳐냈으나 쇄도하던 네리 라울이 가볍게 차넣었다.

한국은 후반 40분 얻은 페널티킥마저 양동현이 실축하는 불운을 겪었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미국이 '13세 천재소년' 프레디 아두가 2골.2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에 힘입어 폴란드를 5-0으로 대파하고 2위에 올랐다.

부산=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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