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무료급식소 밥이 부족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4일 오전 11시40분쯤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는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종합사회복지회관. 점심을 먹으려는 65세 이상 노인 1백30여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는 올해 초 1백여명에서 30명이 늘어난 것.

그러나 시에서 지원받는 예산은 하루 쌀 50㎏ 한 가마인 1백명분 정도다. 때문에 복지회관측은 매일 빠듯한 예산으로 노인 20∼30명분의 점심을 더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주시내 무료급식소에 밥이 모자라 시의 예산지원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4일 시에 따르면 예산을 지원하는 무료급식소는 전주(중노송동)·안골(인후동)·금암(금암1동) 등 노인복지회관 3곳을 비롯해 전주(효자동)·평화·동암(삼천동)종합사회복지회관,전북 불교회관·완산교회·전주교회 등 9곳이다.

이들 급식소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노인은 1천1백여명으로 지난해 말 9백여명보다 2백여명이 늘었다.그러나 시가 이들 급식소에 지원하는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연간 3억8천여만원이다.

평화복지회관 허승민 사회복지사는 “현재 급식을 받는 노인들의 수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때 수준”이라며 “시에 지원을 늘려 달라고 건의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로 인해 각 급식소에서는 노인들을 더 받지 않는 등 자구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안골노인복지회관은 시에서 하루 1백30명분씩 한 달 평균 4백5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나 지난 3월부터 급식소를 찾는 노인들이 늘어 지금은 1백80여명에 이르고 있어 매달 2백30여만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복지회관은 그동안 소흘히 했던 나이 제한을 65세로 엄격히 제한하고,생활보호자 등 기초수급 대상자가 아닌 노인들이 점심을 먹을 경우 5백원씩을 받아 부족한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는 형편이다.그런가 하면 평화종합사회복지회관은 더 이상의 노인을 받지 않는 등 대부분의 급식소가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경제침체로 자녀가 실직해 급식소를 찾는 노인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계절적인 영향으로 일시적 증가를 보이는 원인도 있다 ”며 “내년 예산에 무료급식 대상 노인들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적절한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