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몸싸움…신·구주류 신당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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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4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당무회의를 소집, 신당추진위 구성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신구주류의 충돌로 오전회의에선 결론을 내지 못했고, 오후 회의는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이날 회의는 아침부터 구주류 측 중앙당 부위원장단과 실.국장들이 회의장에 대거 몰려와 분당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분당은 절대 안된다"는 대형 현수막 2개를 회의장 전면에 내걸어 몸싸움부터 벌어졌다. 정대철(鄭大哲)대표가 "현수막을 떼라"고 지시하고 일부 실.국장이 반발하는 등 철거 과정에서 5분여간 밀고 당기는 승강이가 벌어진 것.

막말도 여전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도중 이윤수(李允洙)의원이 "야, 임마"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회의장 밖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이날 격돌은 일주일 새 벌써 세번째다. 신주류는 이날도 추진위 구성안을 상정하지 못했다. 오후 회의는 예정 시간보다 30분이 지나도록 20명이 채 모이지 않았고, 鄭대표는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신주류는 "전술적 후퇴일 뿐"이라며 애써 자위했다. 이해찬(李海瓚)의원도 "물리적 충돌까지 감행하면서 서둘러 상정할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주류의 완강한 저항에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신주류의 한 핵심 의원은 "이제 할 얘기는 다 하지 않았느냐. 더이상의 토론은 무의미하다. 다음주 중 어떻게든 통과시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반면 구주류는 추진위 구성 자체를 막겠다는 각오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당 역사상 당내 합의 없이 신당추진기구를 띄운 적이 한번도 없다"며 "신당을 하려면 먼저 당 진로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신당을 할지 말지에 대해 당내 합의부터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균환(鄭均桓)총무는 "호남의 지지가 부담된다며 탈호남.탈DJ를 외치는데, 그렇다면 요즘 돌아가는 민심 추이로 볼 때 몇달도 못가 '탈노무현 신당'을 만들자고 할 거냐"고 꼬집었다.

김태식(金台植)전당대회의장은 "민생은 제쳐두고 신당 논쟁만 계속할 거라면 더 이상의 논의를 막기 위해 내가 직접 전당대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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