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줄줄이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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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의류업체들이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유명 여성복 업체인 유세페 (브랜드'유팜므')는 지난 3일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에앞서 의류업체인 레드썸('앗슘')과 캐주얼업체인 사보이INC('루츠')도 각각 부도를 맞았다. 지난해 말부터 의류 소비가 급감하면서 올 상반기에 돌아온 원단업체들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성정장 의류와 남성 캐주얼 정장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 이상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불황의 늪이 깊어지면서 매출 부진으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는 업체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의류업체들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브랜드는 퇴출시키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발벗고 나섰다.

코오롱패션은 1989년부터 키워온 남성복 브랜드 '스파소'를 다음달부터 생산중단하기로 했다.

코오롱패션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부진으로 남성복 시장이 심각한 침체에 빠져 수익이 나지 않는 브랜드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캠브리지도 2년 전 시작한 남성복 브랜드인 '인티즌'을 최근 정리했다. 인티즌은 이미 제작된 일부 제품만 뉴코아백화점 평촌점에서 올 연말까지 판매하고 더 이상 신제품은 생산하지 않는다.

'엘르''베네통' 등을 판매하는 ㈜에프엔에프는 남성복 브랜드인 '어바웃'을 정리하고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여성복 브랜드인 '구호'를 지난 3월 제일모직에 매각하기도 했다. ㈜데코의 '디아'도 모든 백화점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의류 부문은 최근 소비가 줄었을 뿐 아니라 업체들의 신규 투자도 크게 줄었다"며 "하반기에도 매출이 나아질 전망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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