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아버지가 야속한 아들' 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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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22일 보도된 '아버지가 야속한 30대 회사원'의 사연에 대한 독자 반응은 우리 사회의 효에 대한 가치관이 심한 혼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앙일보 인터넷 신문인 www.joins.com에 글을 올린 atgods란 ID의 독자는 "지금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돈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지금 사회에서 효란 것이 얼마나 가치를 지니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의견의 반 정도는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는 자식에게 도리를 말할 자격이 없다(sty2768)"며 "인연을 끊으라(juh1000)" "훌훌 털어버려라(buzappa)"는 매서운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자신도 결혼 후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갖고 있는 듯한데 수영.재즈댄스 등 취미생활로 좋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좋은 가장이 될 수 있다(sarazad) ""아버지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결혼 후 부인과 자식에게도 피해가 생길 것이다. 수입 중 일부를 아버지에게 송금하되 문제가 생기면 송금을 일시 중단하는 방법으로 아버지의 몰염치를 통제하라(kj2715)"는 제안도 있었다.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독자의 애정 어린 조언도 줄을 이었다. ID가 yns1122인 독자는 "아버지에게 매달리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가꾸기 위해 고아나 장애아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권한다"고 했다.

ksh6613은 "아버지에게 속내를 있는 대로 얘기하고 불효로 남지 않게 아버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해 지금은 내기 바둑 상대로 지내고 있다"고 들려 주었다.

또 다른 경험자(shadowysage)는 "상담자가 마음의 평화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가식이 아닌 참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대부분이 자랄 때 느껴보지 못한 가정의 행복을 결혼을 통해 느껴 보라고 권했다.

이에 반해 독자의 4분의 1 정도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도 자원봉사할 수 있다. 아버지를 용서하고 효도하라(reset)"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음을 털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수도 있다. 아버지가 살아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jongs0528)" "사랑은 가진 자가 적게 가진 자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란 점을 명심하라(visualj)"는 충고 등이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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