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스튜어트 결국 법정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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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가정 꾸미기'를 상품화해 빅히트를 친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사 스튜어트(61.사진)가 결국 형사범으로 몰리게 됐다.

뉴욕 맨해튼의 연방검찰이 지난 3일(현지 시간) 그를 불법 내부자거래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키로 결정한 것이다. 그에게는 사법집행 방해혐의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날 이 회사 주식은 15%나 폭락한 9.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마사 스튜어트는 2001년 12월 부당한 주식거래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절친한 친구가 CEO로 있는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의 주식 4천여주를 팔았는데 그 시점이 묘했다.

그가 주식을 판 다음날 미 식품의약국(FDA)이 임클론이 개발한 암치료제 에르비툭스의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FDA가 신약 승인을 거부한 뒤 한달 만에 임클론 주식은 무려 75%나 폭락했다.

검찰은 그의 주식 처분 시점에 대해 당시 임클론의 CEO인 샘 왁살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해 듣고 행동에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마사는 주가가 6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주식을 팔기로 자신의 펀드매니저와 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이 일이 불거지기 전 마사는 뉴욕증시(NYSE)의 27명 이사진 가운데 한명이었으나 이후 이사직에서 물러났었다. 그러나 미국 CBS TV의 멋진 가정 꾸미기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계 이민 노동자의 둘째딸로 태어난 그는 가정생활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을 만들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1999년 10월엔 회사를 뉴욕 증시에 상장시켜 단숨에 6억달러의 재산을 손에 쥐기도 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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