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인규 소양예술농원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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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멍석만 깔아놓았을 뿐입니다. 이 공간을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곳으로 가꾸는 것은 예술인의 몫입니다.”

소양예술농원 대표 최인규(46)씨는 농원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소양강댐 수몰지역이 고향으로 지금도 그물을 쳐 고기를 잡고 농사를 짓는 崔씨가 예술농원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1970년대 말. 77년 동곡문화재단에 근무하면서 문화행사의 스폰서 업무를 담당할 당시 강준혁씨 등을 만났고, 이들과 호형호재하며 어울리면서 문화예술인들이 마땅한 연수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알고는 주변 문화계 인사들에게 자신이 이같은 공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80년 고향으로 돌아온 최씨는 농사를 지으면서 예술농원 만들기에 나섰다. 농어민 후계자로 고기도 잡고 소도 키웠지만 농원을 꾸미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각종 규제로 허가를 얻는 데만 10여년의 세월을 허비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90년대 중반 들어 하나 둘씩 손수 집을 지어 98년에야 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崔씨는 ”앞으로 2~3년 동안 음향장비 및 조명시설을 갖춰 제대로 된 공간을 갖춰 주민들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살아 있는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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