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윤덕여 감독, "박은선 코스타리카전 후반에 투입할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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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공격수 박은선(29·로시얀카)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 진출 해결사로 나선다. 후반 중반 이후에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역할이 유력하다.

윤덕여(54) 여자대표팀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파크 생로랑 축구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마친 뒤 "박은선을 코스타리카전에 선발 대신 후반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FIFA랭킹 18위)은 14일 오전 8시 16강 진출 분수령이 될 E조 조별리그 2차전 코스타리카(37위)와 경기를 치른다. 브라질전에서 0-2로 진 한국은 반드시 코스타리카를 잡아야 한다.

박은선은 2003년 미국 월드컵에 대표팀 최연소(17세)로 참가했고, 지난해 월드컵 예선을 겸해 열린 베트남 여자 아시안컵에서 득점왕(6골)을 차지했다. 남자선수같은 피지컬(1m82㎝·76㎏)로 몸싸움에 유리하다. 성별 논란 등으로 한동안 방황을 거듭해 A매치 이력은 32경기에 불과하지만, 17골을 터뜨려 수준급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지난 3월 키프러스컵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데 이어 지난달 초 러시아 리그 경기에서 오른 발목마저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박은선은 "훈련할 때는 붕대를 감고, 끝나면 얼음찜질로 보호하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다"며 "뛸 때는 아픈 줄도 모르겠다. 하루 빨리 90분을 제대로 뛰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매일 박은선의 몸 상태를 확인한다. 당장은 선발 출전이 어렵다"면서 "경기 상황을 봐가며 후반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했다.

코스타리카는 한국과 여러모로 닮았다. 대다수가 20대 초중반이고 강한 압박과 위력적인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전가을(27·현대제철)은 "언뜻 보면 우리 팀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빠른 공격수들이 많아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면 곧장 골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계대상 1호는 볼배급이 좋은 베테랑 미드필더 셜리 크루스(30·파리 생제르맹)다.

한국이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르는 몬트리올은 24시간 동안 다양한 날씨와 기후를 경험할 수 있는 신기한 도시다. 비가 내리다 해가 뜨고, 갑자기 강풍이 분다. 프랑스어로 '비폴레(bipolaire·양극화한) 날씨'다. 12일에도 대표팀이 훈련장에 나오자 거짓말처럼 먹구름과 바람이 사라지고 해가 떴다.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은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늘 우리가 훈련할 땐 해가 떴다"면서 "우리 대표팀의 남은 일정도 반짝반짝 빛나는 해와 같을 것"이라며 "코스타리카전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몬트리올=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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