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노는 놀이터에서 술 마신다"며 시비 붙어 60대가 90대 폭행

중앙일보

입력

어린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에서 술을 마신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60대 노인이 90대 노인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11일 오후 4시 43분쯤 서울 중계2동 한 임대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김모(90)씨의 팔을 비틀어 꺾는 등 폭행한 혐의로 박모(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인근 주점에서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취한 상태로 귀가하던 박씨는 놀이터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박씨는 김씨에게 다가가 “아저씨, 애들 노는 공원이나 놀이터에선 술 먹는 거 아니요”라며 김씨를 타박했다. 자신보다 서른 살 가까이 어린 60대 박씨가 90대인 자신에게 훈계조로 면박을 주자 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를 냈다고 한다. 시비가 붙은 두 사람은 서로 고성을 주고 받았고, 체력적으로 우세에 있던 박씨는 김씨의 팔을 비틀어 꺾으며 김씨를 폭행했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해 박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 신고가 들어온 놀이터는 장애인, 저소득층 등 다양한 약자층이 어울려 사는 임대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곳”이라며 “박씨가 경찰의 질문에 신분을 숨기고 현장을 계속 이탈하려 하는 등 불량한 태도를 보여 불가피하게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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