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앙금 푼 한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회 정보위가 정상화됐다. 정보위는 지난 4월 고영구(高泳耉)국가정보원장과 서동만 기조실장 임명 강행 방침에 한나라당이 반발,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한나라당은 高원장에 대한 해임권고안 처리를 추진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이날 정보위 간담회는 "북핵 등 중대 현안이 있는데도 정보위를 방치하는 것이 직무유기로 비칠 수 있다"(鄭亨根 의원)며 한나라당이 보이콧 전략을 거둬들여 성사됐다.

高원장과 신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는 조찬을 겸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먼저 高원장이 "정보위원들께 업무보고할 날을 기다렸는데 자리를 마련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국정원도 이날 간담회를 내실있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를 마친 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의원은 "과거 국정원 보고는 신문에 나온 정보를 2, 3급 정보로 포장하는 수준이었는데 오늘은 깊이있는 정보가 많았다"고 했다.

김덕규(金德圭.민주당)정보위원장도 "현안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유익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탈북자 대책, 황장엽씨 방미 문제 등을 둘러싼 질책과 추궁도 쏟아졌다. 특히 북한 어선의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관련, 국정원이 이를 북한군의 '꽃게작전'으로 분석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비판이 거셌다. 국정원 측이 "연평도 연해가 유사 이래 최대 꽃게 풍어를 맞고 있다.

북한군이 직접 운영하는 외화벌이의 일환인 꽃게 어획량을 높이기 위해 NLL을 침범한 것이란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고하자 의원들은 "그렇게 안이한 판단으로 어떻게 국가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측은 "새로 출범한 참여정부의 대응 정도를 확인하고 NLL을 무시하려는 전략이란 측면을 간과한 것이 아니고, 꽃게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물러섰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