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6명의 주자들에게 여론조사 경보(警報)가 울렸다.
선거일(24일)을 3주일여 남겨두고 주자들 사이의 우열을 보여주는 각종 여론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경선은 23만명에 달하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선거지만 현재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김문수(金文洙)의원이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健平)씨의 부동산 의혹에 이어, 이기명(李基明)씨의 용인 땅 매매 의혹 등 여야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이슈들에 가린 때문이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당 선관위의 공명선거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金의원이 묘한 방법으로 공명선거 분위기를 잡고 있다"는 말까지 할 정도다.
이러다보니 대표 경선에 나선 6명의 주자들은 기선잡기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누구보다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서청원(徐淸源)의원 측은 자체 내에 여론조사팀까지 두고 그 결과에 따라 수시로 대책회의를 연다.
徐의원 측은 "공정한 여론조사만 이뤄진다면 다른 주자들을 앞설 수 있다"면서도 '반 서청원 연대설'등 타 진영의 견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외부 기관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최병렬(崔秉烈)의원 측은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이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들쭉날쭉한 데 비해 崔의원의 지지율은 어느 조사에서나 고르고 안정적이라는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덕룡(金德龍)의원 측은 요즘 잔뜩 고무돼 있다.
지방신문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지지도가 다른 주자들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金의원은 "민심과 당심이 일치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재섭(姜在涉)의원 측은 전당대회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다만 姜의원 측은 인지도가 낮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김형오(金炯旿).이재오(李在五)의원 측은 네티즌들을 상대로 한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바람몰이할 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자들 간 정보전과 신경전도 치열하다.
당 선관위가 선거인단 명부를 공식적으로 배포하지 않고있는 가운데 일부 주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편집'된 선거인단 명부를 여론조사기관에 제공한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김덕룡 의원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徐의원이 앞서고 있다.
박승희 기자